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겨울방학이 한 창인데도 학생들이 학교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에 문을 연 학교도서관 덕분입니다.


금융회사와 ‘통일과 나눔’재단의 후원으로 개관한 우리들학교 도서관은 탈북청소년 전용 도서관으로는 제1호입니다. 교실 하나를 개조해서 만든 작은 공간이지만 연두색 벽에 하얀 책꽂이로 단장한 도서관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방학에도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여1) 우리가 보고 싶은 책이 있어도 먼곳에 가서 책 빌리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학교오면 선생님도 항상 많은 시간 계셔서 우리가 편하게 책 빌려보고 놀러도 올 수 있는곳이예요 

녀2) 북한에서는 책을 못봤습니다 여기서 책을 보니까 기쁩니다 자주 빌려가겠습니다. 여기 있는 거 한글도 몰랐습니다 지금은 한글도 읽을 수 있습니다 

남1) 도서관이요 포근하고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책하고 안 친했는데요 이 공간이 생겨가지고 혼자서 조용히 책을 볼 수 있으니까 좋아요 책을 통해서 세상을 좀 알아가고 배우는게 많아요. 그전에는 책을 볼 시간도 없고 책 보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먹고 사는데 투자해야 돼서 못 읽었는데 요새는 우리들학교에서 책방이 아름답게 생겨가지고 책을 무조건 하나를 끝까지 보려고 봤는데요 오늘도 책보러 왔어요 



우리들학교 도서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1000권정도 구비돼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독서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특히 탈북청소년들에게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우리들학교 윤동주교장입니다.


북한친구들이 탈북하면서 북한에서 또 한국에 살더라도 책을 잘 못 읽고 사실은 사회생활하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한국의 어휘라든가 문화차이가 있기 때문에 막상 책을 읽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학교현장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잇는 도서관이 필요했었는데 때마침 아이들의 근접성과 시각에 맞춰서 좋은 책을 볼 수 있게 개설해 주셔서 가장 선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리들학교는 탈북과정에서 교육시기를 놓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로, 학생들의 연령대는 10대에서 30대까지 다양합니다. 이 다양한 연령대 만큼이나 학생들의 학습경험과 실력도 천차만별입니다. 거기다 낯선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상당한 차이를 겪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탈북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어담당 김성민선생님과 국어담당 이경순선생님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봅니다.


김성민 교사(남) :

이들은 영어를 받아들이는게 마치 우리 국어처럼 받아들어요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서 는 당장에 이들이 원하는거는 길거리 가면서 간판을 읽을 수 있는 , 좀 알아들었그면 좋겠다 그래서 그 쪽으로 처음에 접근을 많이 처음에는 헤어살롱이니 뭐니 수퍼마켓이니 뭐니 그런것부터 접근을 하다보니까 마치 우리말 배우듯이 영어를 배워요 

이경순교사(여) : 특히 저는 국어를 가리키면서 아이들이 어휘력이 너무너무 다르잖아요 어휘력이 너무 부족한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참고서 검정고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쓰는 자료들을 범위를 쉬운말로 설명해주는 그런 일들을 많이 하는 과정이라서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검정고시에서 합격했을 때 거의다 합격을 하거든요 그런 것이 너무너무 보람되죠 



학습경험이 제각각인 학생들이 낯선 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새로운 사회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는데 책만큼 좋은 스승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들학교에서는 독서 자체가 익숙치 않은 학생들에게 맞춤형 도서관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우리들학교 윤동주교장입니다,


북한에서 영어교육과 한자교육이 실시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말의 비율이 70%가 외래어이기 때문에 영어와 한자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책을 읽기가 곤란해요 문화차이도 70년간 단절돼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이질적인 부분이 있구요 이런 부분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서는 도서교육을 따로 지도하고 잇어요 도서선생님께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아이들이 정하는 분량에 맞춰서 책을 읽는 선생님이 정하는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정하고 그 책의 진도를 아이가 결정해서 목표량을 매주 달성하는 그래서 차츰차츰 한국의 문화나 어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책, 독서, 도서관이라는 낯선 경험들을 통해서 학생들은 조금씩 새로운 세상을 배웁니다. 책을 통해 넓어진 세상 만큼 학생들에게도 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여) 꿈은 두 개 있는데요 하나는 경찰이 되는거구요 그래서 학원같은거 계속 도전해 보려고 노력하구요 그리고 하나는 대학교를 국제통상을 가고 중어중문과를 복수전공해서 최종의 꿈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되는겁니다 

남)꿈도 생기더라구요 꿈이 별로 없었는데 꿈도 생기고 좋아요 한국 사람들처럼 자기집 있고 자기 가족 잘 부양할 수 있는 이 정도? 가질 수 있는 꿈이 보여요 꿈을 이룰 것 같더라구요 


탈북청소년들의 꿈은 통일한국으로 가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겁니다.


<KBS 월드라디오 목요진단에 방송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