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사입력: 2011-10-27 오후 8:27:07  

http://www.cts.tv/news/news_view.asp?PID=P368&DPID=127321
http://v.daum.net/link/21901302









 










앵커 : 어린나이에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청소년들. 하지만 한국 입국 후에도 오랜 학습공백과 남북의 이질화 현상 등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 현실을 정희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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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2009년 탈북해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16살의 현아는 2살 어린 동생들과 한 반에서 공부합니다.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고 싶은 마음에 일반학교에 입학했지만 친구들의 남다른 시선과 언어차이는 극복하기 힘들었습니다. 

최현아 (가명) / 2010년 입국, 현재 중1 
탈북학생만 모인 학교에서는 북한생활만 생각하고 남한사람과 같이 사는 건 생각 안하게 될 것 같아 일반학교에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어 낱말이랑 문장, 국어의 서술형 같은 것은 잘 모르겠어요. 

현아처럼 한국 교육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탈북청소년은 많지 않습니다. 탈북청소년이 정규교육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언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맞닥뜨려야 하는 학교생활이 큰 이유입니다. 탈북청소년들은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3개월 생활한 뒤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고 곧바로 낯선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특히 탈북 뒤 수년간 제3국을 떠돌다 입국한 탈북청소년들은 긴 학습공백기간 때문에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원희 사무장 / 서울동부하나센터 

검정고시 준비도 쉽지 않아 학원에 다니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 학원을 다니더라도 학원비, 교재비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렵게 찾아온 한국 땅에 적응하는 것도 탈북청소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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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청소년들은 점차 늘어날 텐데 대안 마련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희진 기자, 현재 교육이 필요한 탈북청소년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국내 북한이탈주민 숫자가 21,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탈북과정의 교육적 공백을 감안해 교육 희망연령을 20대까지 포함한다면 전체 탈북민의 21%, 4,500명 이상이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청소년은 1,681명에 불과한데요. 어떤 교육도 받지 않는 20세 이하 청소년 167명을 포함하면, 약 2천 6백명 가량이 교육 혜택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앵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결국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질 텐데요. 정규학교 외에 탈북청소년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습니까? 

기자) 다행히 최근 탈북민 교육 정책과 지원이 강화되면서 대안교육시스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탈북학생들만 다니는 특성화학교 2곳, 방과후교실 7곳, 무연고 탈북청소년을 위한 그룹홈 9곳, 대안학교 10곳 등 모두 28개 민간교육시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적지 않아 보이지만 탈북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 턱없이 부족합니다. 탈북청소년 대부분이 한국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학습하기까지는 일대일 맞춤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 탈북과정에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익히지 못했고, 정서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세심한 인성, 생활지도도 필요합니다. 


신효숙 팀장 /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 탈북학생들만을 위한 전문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앵커) 일대일 교육을 하려면 교사 수급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할텐데 대안학교들은 운영 재정을 어떻게 충당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 그 부분이 문제입니다. 통일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일부 지원을 받는 기관도 있지만 상당수 대안학교가 어렵게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탈북학생 교육 선교라는 비전으로 설립된 한 대안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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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우리들학교. 2010년 10월 개교한 이곳은 탈북청소년을 위한 전일제 대안학교와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7명의 전교생은 대부분 20대 중후반, 돈을 벌고 싶다면서 학교를 떠났다가 돌아온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은 물론 음악, 미술, 컴퓨터 수업까지 정규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 수업이 이뤄집니다. 학생마다 수준차가 커 일대일 맞춤학습이 필요하기에 교사 수는 학생보다 더 많은 20명입니다. 전임교사 4명이 교통비 밖에 안되는 임금을 받는 것을 제외하곤 모두 자원봉사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와 전?현직 교사들이 탈북청소년 선교를 위해 섬기고 있는 겁니다. 

성미옥 교사 / 우리들학교 

매달 1천만원 가량의 운영비는 100% 후원자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청소년 교육선교에 교회와 성도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윤동주 교감 / 우리들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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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청소년 교육선교라는 말이 참 인상적인데요. 한국교회가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먼저 학습동기가 부족한 탈북청소년들에게 교회가 건강한 비전을 심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남북한 양 체제에서의 삶을 모두 경험한 탈북청소년들을 통일한국을 주도할 인재로 육성한다는 인식이 교회에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들을 신앙으로 잘 양육해 통일 준비과정과 통일 이후 북한주민을 위한 사역자로 세우기 위해서 탈북청소년 교육과 선교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정희진 기자   first@ct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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