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우리들학교’에서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이 17일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앵커: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은 부모 중 한명이 탈북자이면서 출생지가 중국 등 외국인 아이들을 말합니다. 지난 2015년 한국으로 입국한 제3국 출생 청소년의 수가 일반 탈북 청소년의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사회에서 제3국 출생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더욱 많이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현장음)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이 진행 중입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모두 5명입니다. 이 학생들은 모두 탈북자와 중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이른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입니다.

이들은 일반 탈북청소년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남북한과 중국 등 3개국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고 있고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일반 탈북 청소년보다 한국 사회 적응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들학교’는 이같은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민간 대안학교 가운데 한곳 입니다.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나이가 너무 많거나 국적이 중국인 아이(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가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특히 정부의 지원대상자도 아닙니다. 중국에서 5년 이상 살다가 온 아이들에게 배려해줘야 할 부분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 법과 제도가 없었습니다. 특히 고도로 전문화된 선생님들의 교육이 필요하지만 그런 기관이 없었고 그래서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들학교’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한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역사, 세계사, 사회 등의 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면서 남한과 북한, 중국에 대한 교육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윤동주 교장은 “남과 북,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3개국과 모두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디딤돌’로서 ‘우리들학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도 윤 교장은 강조했습니다.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이 한국의 또래 친구들이 모여 있는 학교 등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는 겁니다.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같은 출신의 아이들이 있는 곳보다는 다양한 한국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업학교이든, 전문학교이든 인문계 학교가 아니더라도 한국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 편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측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으로 입국하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 수의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에 입국한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은 1249명으로 1226명이었던 일반 탈북 청소년 수를 넘어섰습니다.

때문에 남측 정부에서도 ‘자녀 양육 가산금 지급’, ‘대학 정원 내 특례 입학’, ‘대학 첫 학기 등록금 지원’ 등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을 ‘간접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도 내놨습니다.

장인숙 남북하나재단 선임연구원: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의 경우 이탈주민 여성들의 자녀입니다. 이들이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자녀가 잘 정착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 아이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오랜 기간동안 논의됐고 최소 지원이라도 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됐습니다.

현재 남측 ‘북한이탈주민 지원 법률’에 따르면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은 정부의 지원대상이 아닙니다. 이들은 남북한을 제외한 지역에서 출생해 탈북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은 일반 탈북 청소년들만큼의 지원은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도 다른 일반 탈북 청소년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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