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는 574돌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국인인데도 정규 초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배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탈북 다문화 청소년들인데요.

이승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글날을 기념해 열리는 '세종학당 집현전 한글학교'에 올해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습니다.

탈북 다문화 청소년들입니다.

탈북한 엄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중국에서 태어나 자라다 입국해 우리말을 잘 못 합니다.

 

너무 많은 우리 사회 외래어와 줄임말, 언어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최 00 / 탈북 다문화 청소년 : 제가 급해서 나갔을 때 욕 받았어요. (누가 욕했어요?) 네.]

[김 00 / 탈북 다문화 청소년 : (사람들이) 줄임말 사용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못 알아들어서 제가 그걸 물어봤을 때 조금 수치스러운….]


입국한 지 꽤 돼도 우리말이 빨리 늘지 않습니다.

나이와 학력 제한 때문에 정규 초중고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 학생은 입국한 뒤 2년간 집에서 혼자 지냈습니다.

[박 00 / 탈북 다문화 청소년 :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한국어를 배우려고 학원 간 적이 있어요. 그 외의 시간엔 집에서 혼자 그냥 핸드폰 보고 게임 했어요.]


요즘 박 군이 다니는 탈북 다문화 청소년 대안학교입니다.

중국에서 어머니를 따라 입국한 15살부터 34살까지 학생 50여 명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전현직 교사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는데, 미인가 학교이다 보니, 교육부 지원을 못 받고 직접 운영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공모사업을 통한 시교육청 보조금과 기업 후원, 교사들의 봉사, 재능기부로 운영됩니다.


[윤동주 / 탈북다문화 청소년 대안학교 우리들학교 교장 : 24세 이상의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인가 학교에 진학할 수 없고, 중국에서 출생하거나 북한에서 온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기본적인 의무교육 자체가 실현되지 않고 있죠.]


탈북 다문화 청소년들이 다니는 미인가 대안학교는 6곳 정도, 이마저도 못 다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적응을 위한 기초인 한국어 교육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합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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